* 다음날 방 한편 테이블에는 으깨져 엉망이 된 케이크 조각들이 늘어져있고, 넓은 침대위에는 어린아이여도 생전 늦잠자는일이 없던 남형이 승효와 한 침대에 부둥켜 잠을 자고 있다. 아침나절 자신도 모르게 기분 좋게 잠이 깬 남형이, 자신의 곁에서 쌕쌕거리는 승효의 숨소리를 듣다가 그 얼굴을 보며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데……. 남형의 속안에 콕 파고들어 세상모...
* 뒤늦게 상문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경아와 아이. 그날 저녁 아이를 데리고 남형이 머무는 2층에 올라가자 남형이 물건을 집어던지고 난리가 났다. “저리 치워.” “도련님, 곁에 데리고 계서야 해요” “그 망할 곳 끔찍해……. 그 향냄새들 토할 거 같았다고!” “다신 갈일 없으실 겁니다. 그래도 이아이이는 들으신 대로 곁에 데리고 계서야 합니다.” “...
* “아드님 사주에 너무 많은 살들이 있습니다. 제왕의 사주를 타고나셨지만 그곳까지 너무 고난이 많습니다. 아드님의 때에 맞지 않는 강한 기운이 아드님 본인을 위태롭게 하고 있어요, 아드님의 강한 기운을 주위 사람들이 두려워합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아드님의 기운과 주변의 기운이 서로 극하고 있으니, 이를 원만히 해줄 것이 필요합니다.” “...
<2018년 여름> 어두운 밤. 차량소유자가 손에 꼽힐 정도라는 어느 외제차 한대가 전속력으로 도로를 달리고 있고, 그 차안에 두 명의 남자가 있다. 운전대를 잡은 남자의 손이 떨리고 있다. 그 떨리는 손을 조수석의 남자가 잡는다. “결국엔 날 망친 건 나였어요.” “사람 인생이 혼자서 망쳐지나…….” “결국, 우린 이렇게 될 거였어요.” “그래...
세연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며 제주까지는 오고는 남형과 부딪칠까봐 노심초사했던 승효. 오늘도 하루 종일 남형과 마주치지 않으려 밖으로 민철과 쏘다녔는데. 술상너머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남형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 “노세 놀아 젊어 놀아. 늙어지면 못노나니” 술이 얼마나 들큰하게 올랐는지……. 일어나서 춤까지 추는 민철 “아, 저놈 야무지게 노는 놈이네. 그려...
[제주 국제공항] “와, 제주도 오랜만이다.” “지난 봄 때 왔었나. 너도 오랜만이지?” “응, 나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이후로 처음이야.” “........” 승효의 말에 말이 없어진 민철이 화제를 돌린다. “와, 일단 아침으로 고기국수 어떠냐?” “좋아.” “그래, 일단 렌터카 부터 찾고....” 맛집으로 소개된 유명한 제주의 고기국수 집. 먹음직스러운...
주말아침, 남형과 승효가 사는 타운하우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남형이 한손에는 수건을 들고 젖은 머릿결을 말리며 테이블위에 올려둔 폰화면을 확인한다. 그리곤 김이 나기 시작하는 커피포트의 커피를 신경질적으로 잔에 따른 채. 뜨뜻한 커피를 한 움큼 꿀꺽하고 마신 뒤 테이블위에 쾅하고 내려놓는다. “이걸 정말!” [야, 너 이런 식이야? 출장 다녀와 비행기서...
남형은 자신이 잘난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재벌가 자식으로 태어났고, 부모만 믿고 사는 멍청한 놈들과 달리 뛰어난 학력과 학벌을 가졌고 사회지도층의 의무에 맞게 군대도 다녀왔으며, 대학졸업과 동시에 아버지회사에 입사해 바로위의 형을 제치고 회장 자리에 까지 올랐다. 게다가 삼십대 중반인 나이에도 180에서 딱 5미리 모자라는 적절한 키에 배는 나오지...
“채널 좀 그만 돌리고 리모컨 내려놔요. 드라마 볼 거야. 아이고, 우리창이 송편 예쁘게도 빚네.” 2010년의 추석 한가위, 승효의 집 거실티비채널을 돌리는 남편을 타박한 승효의 어머니, 소정이 자신의 옆에 앉아 송편을 빚는 창이에게 말한다. 창이가 어머니의 칭찬에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이 빚은 송편을 잡아 댕그르르 앞에 보여준다. “한 두 해 하나요? 그...
“승효야, 이건 어때? 한번 입어보자.” 여름이 끝나가는 무렵, 아직은 더운 바깥 날씨와 다르게 쌩쌩한 에어컨바람으로 약간은 서늘하다 싶게 추운 화정백화점 신사복 매장에 서연과 승효가 있다. “누나, 괜찮아요. 지금도 너무 많아요.” 승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연은 승효의 옷들을 분주히 보기에 정신이 없다. “이번 컬렉션 MS사이즈는 다 내와 봐요. 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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